산행정보 - 유명산
○ 유명산 (864m) - 경기가평
유명산은 능선이 부드럽고 완만하고 산 자체보다는 자연휴양림, 유명계곡으로 더 유명하다. 입구지 계곡이라고도 하는 동북쪽의 유명계곡은 5km의 길이이나 3km까지 등산로가 이어진다. 수량이 풍부하여 봄과 여름의 산행지로 계곡산행을 즐길 수 있는 가족산행지 이기도 하다.
유명산 정상 남쪽 구릉지대 일원은 1970년대 초에 고랭지채소단지를 조성할 때 온 산에 불을 질러 숲을 밭으로 개간했다. 이곳에서는 채소 외에 피마자를 크게 재배하기도 했다. 고랭지밭은 1986년을 전후로 농사가 중단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고랭지 채소 재배단지가 초원으로 변하게 되었다. 그때 불길을 면한 나무 몇 그루가 초원지대와 어우러져 특이한 풍광을 보여 준다. 그 이후 1980년대부터 붐을 타기 시작한 패러글라이딩 이륙장으로 이용되면서 유명산은 더욱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유명산이란 이름은 1973년 3월 1일 엠포르산악회가 2주 일정으로 진행한 국토종주대에서 기인한다. 대전을 출발한 제 2차 국토자오선(경도E127도 35분 00.00초) 종단 등반대(대장 김지련)가 3월 11일 양평으로 들어와 864m봉을 지나던 중 산세가 뛰어나고 계곡이 깊은 이 산(국립지리원 발행 1대 5만 지형도) 이름이 없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당시 유일한 여성대원이었던 진유명(晋有明)씨의 이름을 따서 유명산으로 이름 붙였다. 그 이후 이 산은 옛날 고서에 ‘마유산(馬遊山)’이라 쓰인 기록이 발견된다. 그러니까 유명산의 본명은 마유산인 셈이다.
예전 유명산을 찾는 이들은 유명산을 ‘경기도의 설악산’이라 부르기도 했다. 그만큼 산세가 빼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유명산과 어비산 사이 유명산계곡(일명 유명농계〔有明弄溪〕) 은 뎅소, 박쥐소, 용소, 마당소 등 크고 작은 폭포수 물로 형성된 소(沼)가 10여 개가 넘게 줄줄이 이어져 비경을 이룬다. 아무튼 유명산계곡은 그 명성에 걸맞게 가평 8경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선어치(仙於峙 · 해발 530m)의 옛날 이름은 ‘서너치고개’였다. 옛날 이 고개는 울창한 수림 때문에 이 고개를 넘다 보면 하늘이 겨우 서너치(옛날 도량형)밖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서너치고개라 불리게 되었다는 설이 전해진다. 서너치고개가 한문까지 써서 선어치로 변한 것은 일제때 우리나라 지형도를 처음으로 만들었던 일본인들에 의해서다.
○ 유명계곡
유명산 주차장에서 정상 부근까지 약 2㎞에 걸쳐 이어지는 계곡으로 입구지계곡이라고도 한다. 입구에서 약 300m 지점에 있는 박쥐소를 시작으로 마당소·용소·궝소 등 크고 작은 소(沼)들이 연이어 있는데, 규모는 작지만 소금강의 축소판이라고 할 만큼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시원한 그늘과 물놀이를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의 여름 피서지로도 제격이지만, 유명계곡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가을 단풍이 드는 시기에 드러난다. 온산에 울긋불긋 단풍이 들고, 떨어진 단풍잎이 계곡물을 따라 흘러가는 모습 등이 주변의 정경과 어우러져 빼어난 경관을 이룬다. 유명계곡의 아름다운 경관은 유명농계(有名弄溪)라 하여 가평팔경(加平八景) 가운데 제8경으로 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