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정보 - 설악산 십이선녀탕
○ 설악산 십이선녀탕 - 강원 인제.
십이선녀탕은 한국 산악미의 전형을 보이는 산중미인 설악산에서도 최고로 아름다운 계곡으로 손꼽힌다. 한국 산수미를 이해하는 관문이자 첩경으로 손꼽히는 곳이 설악산 십이선녀탕계곡이다. 1960년 한찬석이란 이가 펴낸 <설악산탐승인도지>에서도 이르기를, '설악산 중에 최고 승지가 어디메뇨 누가 묻거든 십이탕의 절경을 들기 전에는 아예 설악의 산수를 논하지 말라'고 단언하고 있다. 십이선녀탕 계곡은 폭우로 물이 불어나는 바람에 카톨릭의대 산악부원 8명이 일시에 죽어간 비극의 계곡이기도 하다.
남교리에서 북천을 건너 남쪽으로 갈마산을 보고 들어가면 탕수동계곡에 들어서게 되는데 약 20리에 걸쳐 폭포와 담 소 산봉우리와 숲이 조화를 이루어 밤이면 선녀가 내려와 목욕한다는 내설악의 선녀탕은 맑은 물이 고인 탕이 12개라 해서 12탕이라고도 하지만 실제로는 8탕 뿐이며, 여덟번째 탕을 용탕이라 부른다. 북천을 건너 첫번째 보이는 승소 칠음대 주선대를 지나 웅봉 아래에 있는 웅봉 폭포를 지나야 비로소 첫 탕인 독탕을 볼 수 있으며, 두 번째의 북탕 세 번째의 무지개 탕을 비롯, 맨 끝인 용탕까지 8탕 8폭을 볼 수 있다.
○ 대승령(1,210m)과 대승폭포
강원도 인제군 북면 한계리 방면의 설악산에 있는 고개.
설악산국립공원 내설악 지구의 서북능선에 있는 해발 1210m의 고개이다. 장수대분소에서 대승폭포를 거쳐 네 개의 등산로가 만나는 대승령 갈림길까지 거리는 약 2.7㎞이다. 대승령 갈림길에서 북쪽으로 대승골(흑선동계곡) 계류가 흘러 백담계곡과 합류하며, 약 2시간 30분을 산행하면 백담산장에 이를 수 있다. 갈림길 왼쪽으로는 복숭아탕~십이선녀탕계곡~남교리로 이어지고, 오른쪽으로 서북능선을 타고 오르면 귀때기청봉을 거쳐 대청봉으로 이어진다.
한계령 아래 장수대로부터 북쪽으로 1km 떨어진 계곡에 자리한 대승폭포는 금강산의 구룡폭포, 개성의 박연폭포와 함께 한국 3대 폭포 중 하나로 꼽힙니다. 신라 경순왕의 피서지였던 것으로도 전해지는데요. 폭포 아래쪽에 중간 폭포가 있어 또 다른 자연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물기둥이 89m로 한국에서 가장 긴 높이를 자랑하는 대승폭포는 떨어지는 폭포수의 물보라와 이 물보라에 이어지는 무지개가 영롱한 아름다움을 자아내 장관을 이룹니다. 7월 하순이면 그 웅장함이 극에 달하는데요. 풍부한 물의 양으로 뿜어내는 순백의 시원한 물줄기는 일상에 지친 이들의 피로한 눈과 마음을 적시기에 충분하답니다.
대승폭포로 불리게 된 전설은 그 애절한 내용으로 듣는 이의 가슴을 울리는데요.
그 전설의 내용은 이러합니다.
옛날 한계리에 대승이라는 총각이 살았습니다. 부모를 일찍 여읜 총각은 버섯을 따다 파는 것으로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폭포 절벽에 밧줄을 매고 버섯을 따던 총각은 이미 세상을 떠난 어머니가 절벽 위에서 다급하게 부르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 소리에 정신없이 올라가 보니 어머니는 간데없고 커다란 지네가 동아줄을 갉아 먹고 있더랍니다. 어머니의 외침 덕에 총각은 가까스로 목숨을 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죽어서도 아들의 생명을 구해준 어머니의 외침이 들리는 듯하다고 하여 이 폭포를 대승폭포라 불렀다는 전설입니다. 대승아~! 대승아~! 폭포에서 왠지 대승 어미의 절박한 외침이 메아리가 되어 들려오는 듯하죠?
대승폭포에 오르다 보면 또 다른 즐거움이 기다립니다. 한국의 마터호른으로 불리는 가리봉, 주걱봉, 삼형제봉의 아름다운 산세가 그 주인공인데요. 수려한 산세가 눈앞에 펼쳐지면 눈부신 녹음에 일상의 피로마저 잊히는 듯합니다.
대승폭포의 깊고 웅장한 장관을 한눈에 감상하도록 맞은편 봉우리에 마련된 관망대에 오르면 언덕의 반석 위에 새겨진‘구천은하(九天銀河)’라는 글귀가 예서체로 음각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대승폭포의 장엄한 선경에 감탄한 조선 시대 명필 양사언(楊士彦)이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써놓았다는 전설의 흔적입니다. 하늘 끝에 걸린 은하수, 대승폭포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서예가의 감동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글귀입니다.